제휴 계약을 맺을 때는 양쪽 다 의욕적입니다. 그런데 6개월쯤 지나면 연락이 뜸해지고, 1년이 지나면 계약서만 남습니다.

대개 누가 배신해서가 아닙니다. 초기에 정해두지 않은 것들이 하나씩 마찰을 만들다가 양쪽 모두 우선순위에서 내려놓는 흐름입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예측 가능해서 미리 막을 수 있습니다.

#담당자가 바뀌면 관계가 초기화된다

제휴는 회사 대 회사로 맺지만 실제로 굴리는 건 양쪽 담당자 두 사람입니다. 그래서 어느 한쪽이 바뀌면 그동안 쌓인 맥락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새 담당자는 왜 이런 조건인지, 어떤 약속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문서에 없으면 없었던 일이 됩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이 제휴는 여러 업무 중 하나일 뿐이라 굳이 파고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두로 합의한 것도 메일 한 통으로 남겨 둡니다. 「오늘 논의한 내용 정리해 드립니다」로 시작하는 짧은 메일이면 충분합니다. 담당자가 바뀌었을 때 그 메일 뭉치가 인수인계 자료가 됩니다.

#자료가 낡으면 판매도 멈춘다

상품이 개선되거나 가격이 바뀌었는데 제휴처 페이지는 1년 전 그대로인 경우가 흔합니다. 그쪽은 우리가 안 알려주면 모릅니다.

그러면 고객이 잘못된 정보로 사고, 클레임이 생기고, 그쪽은 「이 상품은 문제가 많다」고 인식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우리가 안 알린 것뿐인데요.

그래서 변경이 있을 때 보내는 고정 양식을 하나 만들어 둡니다. 무엇이 언제부터 어떻게 바뀌는지 세 줄이면 됩니다. 이걸 안 하면 관계가 아니라 정보 격차 때문에 제휴가 식습니다.

#정산에서 신뢰가 깎인다

금액이 몇 만 원 안 맞는 일이 반복되면 액수와 무관하게 관계가 나빠집니다. 매번 확인하고 따지는 과정 자체가 피로하기 때문입니다.

원인은 대개 반품 반영 시점이나 할인 행사 분담처럼 처음에 안 정한 항목입니다. 매출이 작을 때는 그냥 넘어가다가 커지면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첫 두세 번의 정산은 양쪽이 같은 양식으로 대조합니다. 이때 어긋나는 항목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규칙을 정합니다. 초반에 맞춰 두면 이후 몇 년이 조용합니다.

#매출이 작으면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제휴처 입장에서 우리 상품이 전체 매출의 1%라면 신경 쓸 이유가 없습니다. 이건 성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우리가 먼저 움직여 줘야 합니다. 그쪽 채널에 맞는 소재를 만들어 주거나, 우리 쪽 고객을 그쪽으로 보내주거나요. 그러면 그쪽 실적이 오르고 우선순위가 올라갑니다.

반대로 「계약했으니 알아서 팔아주겠지」로 두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납니다. 제휴는 채널을 얻는 게 아니라 그 채널에서 일할 사람을 한 명 더 얻는 것에 가깝습니다.

#정기적으로 만나는 자리를 만든다

문제가 생겼을 때만 연락하면 연락 자체가 나쁜 신호가 됩니다. 그러면 서로 연락을 피하게 됩니다.

그래서 분기에 한 번 정도 실적을 같이 보는 자리를 정해 둡니다. 길 필요 없습니다. 무엇이 팔렸고 무엇이 안 팔렸는지, 다음 분기에 뭘 해볼지 30분이면 됩니다.

이 자리가 있으면 문제가 작을 때 나옵니다. 그리고 그쪽 담당자에게도 「이 제휴는 챙겨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유지됩니다.

#정리할 때는 깔끔하게

안 되는 제휴를 끌고 가는 건 양쪽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그런데 먼저 말을 못 꺼내 몇 년씩 갑니다.

그래서 시작할 때 정한 기준을 씁니다. 「6개월에 월 얼마」를 못 넘겼으면 규칙에 따라 정리하는 것이지 관계를 끊는 게 아닙니다. 이 프레임이 있으면 대화가 훨씬 쉽습니다.

그리고 정리할 때 남은 재고와 미정산 금액을 명확히 처리합니다. 여기서 흐지부지되면 나중에 다시 일할 여지까지 사라집니다. 업계가 좁아서 이런 마무리가 다음 제휴에 영향을 줍니다.

처음부터 읽기 → 제휴를 언제 시작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