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일부가 불량입니다. 혹은 수량이 모자라거나, 사양이 다릅니다.

이때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회수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리고 초반 며칠이 대부분을 결정합니다.

#먼저 증거를 남긴다

화가 나서 바로 연락하고 싶어집니다. 그전에 기록부터 합니다. 연락은 그다음입니다.

포장 상태를 뜯기 전에 찍고, 개봉 과정을 찍고, 불량 부위를 자와 함께 찍습니다. 몇 개 중 몇 개인지 수량도 세어 둡니다.

운송 중 파손이 의심되면 운송사 입회 하에 검수해야 보험 청구가 됩니다. 뜯고 나서 부르면 늦습니다. 이 순서를 모르면 받을 수 있는 돈을 못 받습니다.

#기한 안에 서면으로 알린다

대부분의 계약에는 이의 제기 기한이 있습니다. 이 기한을 넘기면 내용이 맞아도 주장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원인 파악이 덜 됐더라도 일단 통지부터 합니다. 「불량이 확인되어 통지하며, 상세 내역은 확인 후 송부하겠다」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서면으로 합니다. 전화나 메신저로 한 통보는 나중에 있었는지 없었는지부터 다툽니다. 메일 한 통이면 됩니다.

#원인이 어디인지부터 가른다

불량인지, 운송 중 파손인지, 사양 오해인지에 따라 책임지는 상대가 다릅니다. 공장인지 포워더인지 우리인지요.

포장이 멀쩡한데 내용물이 불량이면 공장 쪽이고, 포장이 찌그러졌다면 운송 쪽입니다. 이 판단이 첫날 사진으로 갈립니다.

그리고 사양 오해라면 발주서와 승인 샘플을 다시 봅니다. 우리 쪽 기재 누락이었던 경우도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그걸 모른 채 강하게 나가면 나중에 입장이 곤란해집니다.

#요구를 하나로 정한다

불만을 길게 늘어놓으면 협상이 안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재생산인지, 감액인지, 환불인지. 각각 걸리는 시간과 회수 금액이 다릅니다. 판매 일정이 급하면 재생산은 의미가 없고, 감액을 받아 우리가 선별하는 편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락하기 전에 계산합니다. 「이 물건 중 얼마나 팔 수 있는가, 선별에 얼마가 드는가」. 이 숫자가 있어야 협상 가능한 금액이 나옵니다.

#관계를 끊을지 먼저 정한다

이 거래를 계속할 것인지가 협상 방식을 정합니다. 계속할 거라면 이번 손실을 다음 주문 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이 서로 편합니다.

끝낼 거라면 지금 최대한 회수해야 합니다. 다만 다음 주문이 없다는 걸 상대가 알면 협조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순서를 고려해야 합니다.

대개는 계속하는 쪽이 낫습니다. 새 공장을 찾아 샘플부터 다시 하는 비용이 이번 클레임 금액보다 큰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잔금이 남아 있는지 확인한다

협상에서 가장 강한 카드는 아직 안 보낸 돈입니다. 전액을 이미 지급했다면 회수는 훨씬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결제 구조를 잡을 때 도착 후 검수까지 일부를 남겨 두는 것이 실질적인 보호 장치가 됩니다. 이게 앞선 계약 단계에서 결정된다는 뜻입니다.

다만 잔금을 무기로 쓸 때도 지급 거절이 아니라 보류로 표현합니다. 근거 없는 미지급은 우리 쪽 계약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감정을 섞으면 길어진다

메일에 분노가 담기면 상대도 방어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사실 확인이 아니라 책임 공방이 되고, 해결이 몇 주 밀립니다.

그래서 통지 메일은 사실과 요구만 담습니다. 몇 개 중 몇 개가 어떤 상태이고, 무엇을 요청하며, 언제까지 답을 달라는 것까지요.

이 형식이 결과적으로 더 강합니다. 감정이 없는 문서는 나중에 제3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록이 되고, 상대도 그걸 압니다.

#끝나고 나서 한 줄을 남긴다

합의가 되면 대개 거기서 끝냅니다. 그런데 같은 문제가 다음 발주에서 또 나옵니다.

그래서 마무리할 때 재발 방지 항목을 문서로 받습니다. 「해당 공정에 검사 단계 추가」처럼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사과 메일로는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기록하고, 기한 안에 서면 통지하고, 요구를 하나로 정하고, 잔금 여부를 확인하고, 재발 방지를 문서로 남긴다. 감정은 마지막에 처리해도 늦지 않습니다.

함께 읽기 → 계약서에서 빠지면 안 되는 조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