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를 어디에 둘 것인가는 창고를 고르는 문제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배송 속도·물류비·자금이 한꺼번에 걸린 결정입니다.

그리고 이 결정은 물량이 늘 때마다 다시 해야 합니다. 처음에 맞았던 배치가 1년 뒤에는 대개 안 맞습니다.

#현지에 둘 것인가 국내에 둘 것인가

중국이나 일본에서 들여온다면 선택지가 둘입니다. 미리 국내로 들여와 쌓아 두거나, 현지에 두고 주문이 오면 보내거나.

국내 보관은 배송이 빠르고 재고 상태를 직접 봅니다. 대신 세금과 운임이 먼저 나가고 안 팔리면 그대로 묶입니다. 현지 보관은 자금 부담이 적은 대신 배송이 느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확인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회전이 빠른 소수만 국내에 두고 나머지는 현지에 두는 조합이 실무에서 자주 쓰입니다. 전 품목을 한 방식으로 통일할 이유가 없습니다.

#리드타임이 곧 재고량이다

발주부터 입고까지 6주가 걸린다면 그 6주 동안 팔 물건은 이미 손에 있어야 합니다. 리드타임이 길수록 들고 있어야 할 재고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재고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는 리드타임 자체를 줄이는 것입니다. 공장을 안 바꿔도 발주 주기를 짧게 자주 가져가거나, 자주 나가는 몇 품목만 국내로 앞당기는 식으로 가능합니다.

주기를 짧게 하면 회당 운임이 올라갑니다. 대신 묶이는 자금과 잘못 산 물건의 양이 줄어듭니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상품마다 다르므로 회전이 빠른 소수부터 시험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 곳에 몰 것인가 나눌 것인가

창고를 여러 곳에 두면 배송이 빨라집니다. 대신 같은 상품을 여러 곳에 쌓아야 하므로 총 재고가 늘어납니다.

그리고 한쪽은 품절인데 다른 쪽은 남는 상황이 반드시 생깁니다. 이걸 맞추려면 창고 간 이동이 필요하고 그 자체가 비용입니다.

그래서 규모가 크지 않으면 한 곳에 모으는 편이 대개 낫습니다. 배송 하루 차이보다 재고 효율이 먼저입니다. 나누는 건 물량이 충분히 커지고 지역별 수요가 뚜렷해진 뒤의 문제입니다.

#채널이 늘면 배치가 흔들린다

오픈마켓의 물류 서비스를 쓰면 그쪽 창고에 재고를 넣어야 합니다. 그러면 자사몰용 재고와 나뉩니다.

나뉘면 앞서 말한 문제가 그대로 생깁니다. 한쪽 품절, 한쪽 잉여. 게다가 플랫폼 창고에서 물건을 빼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주력 몇 개만 플랫폼 창고에 넣고 나머지는 우리 창고에서 직접 보내는 조합을 씁니다. 노출 혜택은 주력에서 받고 재고 유연성은 나머지에서 지키는 방식입니다.

#수량이 안 맞기 시작하면

재고가 여러 곳에 있으면 장부와 실물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 번 어긋나면 원인을 찾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서 위치를 나눌 때는 수량을 한 곳에서 보는 구조가 먼저 있어야 합니다. 도구를 쓰든 엑셀 한 장으로 하든, 어디에 몇 개인지가 한 화면에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정기 실사를 넣습니다. 분기에 한 번이라도 실물을 세어 장부와 맞춰야 오차가 누적되지 않습니다. 대행을 쓴다면 계약에 실사 조항을 넣어 두는 게 좋습니다.

#결정은 숫자 세 개로 한다

정리하면 재고 배치를 정할 때 필요한 숫자는 셋입니다. 상품별 회전일수, 리드타임, 건당 물류비.

회전이 빠르고 리드타임이 길면 가까이 두고, 회전이 느리면 싼 곳에 둡니다. 건당 물류비가 높은 상품은 배치보다 포장과 주문 단위를 먼저 손봐야 합니다.

이 셋을 반기에 한 번 다시 봅니다. 물량과 채널이 바뀌면 답도 바뀌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잘 정했다고 계속 맞는 결정이 아닙니다.

그리고 배치를 바꿀 때는 한 번에 다 옮기지 않습니다. 회전이 빠른 몇 품목만 먼저 옮겨 두세 달 돌려 보고, 배송 기간과 물류비가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한 뒤에 나머지를 결정합니다. 재고 이동 자체가 비용이라 되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읽기 → 보세구역을 언제 쓰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