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비 청구서를 보면 보관료 말고 항목이 여러 개 붙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개 그 항목들의 합이 보관료보다 큽니다.
계약할 때는 평당 얼마, 파렛트당 얼마만 보고 결정합니다. 실제로 나가는 돈은 물건이 얼마나 자주 움직이느냐에 훨씬 크게 좌우되는데, 그건 견적서에 안 보입니다.
#보관료는 부피로 계산된다
무게가 아니라 차지하는 공간이 기준입니다. 그래서 가볍고 부피 큰 상품은 매출 대비 창고비 비중이 유난히 높습니다.
여기서 손댈 수 있는 게 포장 규격입니다. 박스 크기를 조금만 줄여도 파렛트당 적재 수량이 달라지고, 그게 그대로 보관료가 됩니다. 앞서 다룬 부피 기준 운임과 같은 얘기라 한 번 고치면 운임과 보관료가 함께 내려갑니다.
그래서 공장에 발주할 때 포장 규격을 함께 협의합니다. 박스 안 완충재를 줄이거나 적재 방향을 바꾸는 정도로도 차이가 납니다. 제품을 안 바꾸고 원가를 내리는 몇 안 되는 방법입니다.
#움직일 때마다 돈이 붙는다
입고비, 출고비, 피킹비, 재포장비. 이 항목들은 건수나 개수 단위로 붙습니다. 그래서 주문이 잘게 쪼개질수록 늘어납니다.
같은 100개를 팔아도 한 번에 나가는 것과 스무 번에 나눠 나가는 것은 비용이 완전히 다릅니다. 객단가가 낮은 상품일수록 이 부담이 큽니다. 매출은 느는데 이익이 안 느는 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래서 볼 숫자는 총 창고비가 아니라 주문 한 건당 창고비입니다. 이 숫자를 상품별로 뽑아 보면 어떤 상품이 이익을 갉아먹는지 바로 나옵니다.
#안 팔리는 재고가 매달 청구된다
직접 창고를 쓰면 안 팔리는 재고의 비용이 월세에 묻혀 안 보입니다. 대행으로 옮기면 상품별로 청구되니 그제야 드러납니다.
그리고 대개 놀랍니다. 몇 년째 안 나가는 상품이 매달 조용히 돈을 먹고 있었다는 걸 그때 처음 봅니다. 회전일수로 줄을 세워 보면 하위 20%가 창고비의 절반을 쓰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래서 창고 계약을 바꾸기 전에 악성 재고부터 정리합니다. 안 그러면 안 팔릴 물건의 보관료를 새 계약으로 옮겨 계속 내게 됩니다.
#최소 청구액이 소규모를 친다
대부분의 창고 계약에는 월 최소 청구액이 있습니다. 물량이 적어도 그만큼은 냅니다.
그래서 물량이 작을 때는 단가가 좋아 보이는 곳이 실제로는 비쌉니다. 계산은 단가가 아니라 「지난달 실적을 넣으면 총액이 얼마인가」로 해야 합니다. 이 질문 하나면 업체 간 비교가 됩니다.
비수기가 뚜렷한 상품이라면 최소 청구액이 낮은 곳을 고르는 게 연간으로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성수기 단가만 보고 정하면 비수기에 손해가 쌓입니다.
#반품 처리비를 빠뜨린다
견적서에 잘 안 적히는 항목입니다. 반품이 들어오면 검수하고 재포장하고 다시 진열하는 작업이 각각 비용입니다.
반품률이 높은 상품군이면 이게 상당한 금액이 됩니다. 그리고 앞서 본 것처럼 반품은 매출에서 빠지면서 비용은 두 번 나가는 구조라, 여기에 창고 작업비까지 붙으면 손실이 커집니다.
그래서 계약 전에 반품 처리 단가와 폐기 절차를 확인합니다. 재판매 불가 물건을 창고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그 비용은 누가 내는지까지요.
#청구서를 매달 읽는다
가장 기본인데 가장 안 하는 일입니다. 총액만 보고 결제하면 항목이 늘어나도 모릅니다.
매달 항목별로 지난달과 비교합니다. 물량은 그대로인데 특정 항목만 늘었다면 이유가 있습니다. 작업 방식이 바뀌었거나 단가가 조정됐거나 계산 오류입니다.
정리하면 창고비는 계약 단가가 아니라 운영 방식이 정합니다. 포장 규격을 줄이고, 악성 재고를 빼고, 건당 비용을 상품별로 보고, 청구서를 매달 읽는 것. 이 넷이면 대개 눈에 띄게 내려갑니다.
이어서 읽기 → 재고를 어디에 둘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