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이 왔습니다. 좋습니다. 그래서 양산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도착한 물건이 샘플과 다릅니다.

이건 사기라기보다 승인 절차가 비어 있어서 생기는 일입니다. 샘플과 양산 사이에 확인해야 할 것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샘플은 대개 가장 좋은 상태다

샘플은 숙련된 사람이 시간을 들여 하나만 만든 것입니다. 양산은 평범한 작업자가 정해진 시간 안에 수천 개를 만듭니다.

그래서 샘플 품질은 그 공장이 낼 수 있는 최대치이지 평균이 아닙니다. 양산품이 조금 못한 건 자연스럽고, 문제는 얼마나 못한지가 사전에 합의돼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샘플 승인 시점에 「어디까지가 합격인가」를 정해야 합니다. 색 편차 허용 범위, 치수 공차, 표면 흠집의 크기 같은 것들이요.

#승인 샘플을 물리적으로 남긴다

승인한 샘플은 두 개 이상 만들어 하나는 우리가 보관합니다. 사진만으로는 나중에 다툼이 정리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승인일과 서명을 붙여 둡니다. 분쟁이 생겼을 때 「이게 승인한 것」이라고 내놓을 수 있는 물건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공장 쪽에도 같은 것을 두게 합니다. 그래야 작업자가 바뀌어도 기준이 현장에 남습니다.

#샘플비를 아끼면 비싸진다

샘플비와 배송비가 아까워 한 번에 승인해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진으로 확인하고 넘어가는 식이요.

수정 샘플을 두세 번 받는 비용은 대개 수십만 원입니다. 양산 후 문제가 생겼을 때의 비용은 그 백 배입니다. 여기는 아낄 자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수정 요청을 주고받는 과정 자체가 정보입니다. 몇 번 만에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는지가 그 공장의 실제 실력이고, 양산에서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말로 된 기준은 기준이 아니다

「진한 남색으로」는 기준이 아닙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읽습니다. 색은 색상 코드로, 치수는 숫자와 공차로, 무게는 그램으로 적어야 합니다.

특히 공차를 안 적는 것이 흔한 누락입니다. 「가로 300mm」만 적으면 298도 305도 맞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300 ±2」로 적어야 판정이 됩니다.

그리고 측정 방법도 정합니다. 어디를 재는지에 따라 숫자가 달라지는 물건이 많습니다. 이 한 줄이 나중의 긴 논쟁을 없앱니다.

#첫 양산 배치를 따로 본다

샘플 승인 다음에 바로 전량 생산으로 가지 않습니다. 사이에 초도 물량 검사를 하나 넣습니다.

실제 라인에서 나온 첫 수십 개를 받아 승인 샘플과 비교합니다. 여기서 차이가 나면 수천 개가 만들어지기 전에 잡힙니다. 이 한 단계가 가장 값싼 보험입니다.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이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가 많은데, 건너뛴 결과를 수습하는 데 드는 시간이 훨씬 깁니다.

#인증이 필요한 물건인지 먼저 본다

전기용품, 어린이용품, 화장품, 식품 접촉 용기 같은 품목은 인증이나 신고가 선행돼야 합니다. 샘플 단계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양산이 끝난 뒤에 막힙니다.

그리고 인증은 대개 완성된 제품으로 시험해야 합니다. 즉 샘플 승인과 인증 시험이 순서대로 붙어 있고, 여기에만 몇 주가 걸립니다.

일정을 짤 때 이 기간을 안 넣으면 납기 계산이 처음부터 틀립니다. 시즌 상품이면 그 자체로 한 해를 놓칩니다.

#포장도 승인 대상이다

제품만 보고 포장은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운송 중 파손의 상당수가 포장 문제이고, 부피 기준 운임도 포장이 정합니다.

그래서 개별 포장, 내부 완충재, 박스 규격과 재질, 박스당 입수량까지 승인 항목에 넣습니다. 라벨에 들어갈 표기도 이때 확정합니다. 나중에 고치면 전량 재작업입니다.

정리하면, 샘플 승인은 「좋다」고 말하는 절차가 아니라 합격 기준을 수치로 못 박고 물리적 기준품을 남기는 절차입니다. 여기에 초도 검사와 포장 승인을 붙이면 양산 사고는 대부분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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