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직접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면 안내해 주는 대로 둘러보고 돌아옵니다. 깨끗하고 사람이 많고 기계가 돌아갑니다. 좋아 보입니다.

실사에서 봐야 할 것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지 않는 것입니다. 무엇을 물어볼지 정하고 가야 그게 보입니다.

#이 공장이 실제로 만드는 곳인가

가장 먼저 확인할 것입니다. 상담한 곳이 무역회사이고 생산은 다른 데서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그러면 품질 문제가 생겼을 때 중간에 한 단계가 더 있습니다. 우리 요구가 그대로 전달되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습니다.

확인 방법은 단순합니다. 사업자등록증의 업종, 공장 등록 여부, 그리고 우리 물건을 만드는 라인을 직접 보여줄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세 번째에서 대개 갈립니다.

#우리 물건이 이 공장에서 몇 번째인가

공장에는 큰 고객이 있습니다. 그리고 라인은 큰 고객 일정에 맞춰 돌아갑니다.

우리 주문이 그 공장 전체 물량의 1%라면, 성수기에 우리 일정은 밀립니다. 계약서에 납기가 적혀 있어도요. 이건 계약의 문제가 아니라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물어볼 것은 「월 생산능력」이 아니라 「성수기가 언제이고 그때 우리 주문은 어디에 들어가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는 곳이 실제로 지킵니다.

#원자재를 어디서 받는가

품질 편차의 상당수는 공장이 아니라 그 공장의 공급처에서 옵니다. 같은 라인, 같은 사람인데 원단이나 수지가 바뀐 경우입니다.

그래서 주자재를 고정 거래처에서 받는지, 아니면 그때그때 싼 곳에서 받는지를 묻습니다. 후자면 배치마다 결과가 다를 것을 전제로 관리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주자재 공급처 변경 시 사전 통보」 한 줄을 넣어 두면 이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실제로 통보가 오는지가 그 공장의 성실도이기도 합니다.

#불량품이 어디에 있는가

모든 공장에서 불량은 나옵니다. 봐야 할 것은 불량이 나오느냐가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다뤄지느냐입니다.

불량품을 모아 두는 자리가 따로 있는지, 사유를 기록하는지, 그 기록을 실제로 보는지. 이 세 가지가 있으면 품질이 관리되는 공장입니다. 없으면 좋은 날과 나쁜 날의 편차가 큽니다.

그리고 완성품 검사만 하는지, 공정 중간에도 보는지를 봅니다. 중간 검사가 없으면 문제가 발견될 때는 이미 한 배치가 다 만들어진 뒤입니다.

#사람이 자주 바뀌는가

현장 인력의 이직률은 품질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손이 바뀌면 결과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대놓고 묻기는 어려우니 작업자들의 숙련도가 눈에 띄게 다른지를 봅니다. 같은 공정에서 속도 차이가 크면 신입이 많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우리 담당 영업이 몇 년 있었는지도 봅니다. 담당이 자주 바뀌는 공장은 우리 요구사항이 매번 처음부터 다시 설명돼야 합니다.

#가격이 유독 싼 이유를 묻는다

여러 곳을 돌다 보면 한 곳이 눈에 띄게 쌉니다. 이때 싼 이유를 직접 묻는 것이 가장 빠른 검증입니다.

답이 구체적이면 대개 진짜입니다. 자체 설비가 있다거나, 그 자재를 대량으로 쓴다거나, 비수기 물량을 채우려 한다거나. 답이 「그냥 우리가 싸게 해 드린다」면 어딘가에서 줄인 것입니다.

줄이는 자리는 대개 정해져 있습니다. 자재 등급, 도금 두께, 검사 공정. 겉으로는 안 보이고 몇 달 쓰면 드러나는 곳들입니다.

#못 가면 대신 볼 사람을 둔다

직접 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사진과 영상만으로 판단하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게 됩니다.

대안은 현지 검품 업체입니다. 비용은 건당 부담할 만한 수준이고, 우리가 지정한 항목을 확인해 사진과 함께 보고서를 줍니다. 첫 거래에서는 대개 값을 합니다.

중요한 건 공장이 소개해 주는 검품 업체를 쓰지 않는 것입니다. 검사하는 쪽과 검사받는 쪽이 이어져 있으면 보고서의 의미가 없습니다.

이어서 읽기 → 샘플 승인에서 놓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