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를 붙이고 나면 일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줄어든 만큼 안 보게 됩니다.

그래서 자동화의 진짜 위험은 멈추는 게 아닙니다. 멈추면 바로 압니다. 조용히 틀린 채로 계속 도는 것이 위험합니다.

#멈추는 실패와 조용한 실패

멈추는 실패는 다루기 쉽습니다. 주문이 안 들어오면 누군가 바로 알아챕니다.

조용한 실패는 다릅니다. 재고가 조금씩 어긋나거나, 특정 채널 주문만 빠지거나, 송장이 엉뚱한 주문에 붙습니다.

이런 건 몇 주 뒤 클레임으로 드러납니다. 그때는 이미 여러 건이 나간 뒤입니다.

그래서 설계할 때 「이게 틀리면 어떻게 알게 되나」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성공이 아니라 어긋남을 센다

대부분의 자동화는 성공 로그를 남깁니다. 그런데 성공 로그는 아무도 안 봅니다.

필요한 건 어긋남의 개수입니다. 처리 못 한 주문 수, 코드가 안 맞은 건수, 재고가 음수가 된 상품 수.

이 숫자들이 0 이 아니면 알림이 오게 합니다. 사람이 매일 보는 구조는 오래 못 갑니다.

그리고 숫자는 추세로 봅니다. 하루 1건은 정상일 수 있지만, 5건으로 늘었다면 그 시점에 무슨 일이 있었습니다.

#모르면 멈추게 만든다

자동화가 애매한 입력을 만났을 때 추측해서 진행하면 그게 조용한 실패가 됩니다.

그래서 규칙에 없는 경우는 처리하지 않고 대기열에 쌓습니다. 그리고 그 대기열을 사람이 봅니다.

처리를 멈추는 건 나쁜 일이 아닙니다. 틀린 채 나가는 것보다 훨씬 쌉니다.

다만 대기열이 쌓이는 걸 아무도 모르면 의미가 없습니다. 쌓이면 알림이 와야 합니다.

#되돌릴 수 있게 만든다

자동화가 한 일을 취소할 수 있는지가 설계의 핵심입니다.

재고를 잘못 차감했으면 되돌릴 수 있어야 하고, 잘못 보낸 알림은 정정 안내가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자동화는 무엇을 바꿨는지 기록해야 합니다. 「처리 완료」만 남기면 되돌릴 근거가 없습니다.

기록에는 바꾸기 전 값이 있어야 합니다. 이게 있으면 사고가 나도 복구가 됩니다.

#사람에게 넘기는 조건을 적어 둔다

어떤 경우에 자동 처리를 포기하고 사람에게 넘길지를 목록으로 만듭니다.

금액이 일정 이상, 수량이 이상하게 많음, 주소가 이상함, 같은 고객의 연속 주문 같은 것들입니다.

이 목록은 사고가 날 때마다 늘어납니다. 그게 정상이고, 늘어난 항목이 곧 학습입니다.

다만 너무 늘면 자동화 비율이 떨어집니다. 주기적으로 다시 보고 이제 규칙으로 처리할 수 있는 건 넘깁니다.

#바뀐 것을 감지하게 만든다

자동화는 대개 외부가 바뀌어서 깨집니다. 채널이 화면을 바꾸거나, 항목 이름이 달라지거나, 응답 형식이 변합니다.

그래서 입력이 예상과 다르면 멈추게 합니다. 항목이 하나 없어졌는데 빈 값으로 처리하면 조용한 실패가 됩니다.

그리고 외부 변경 공지를 받는 경로를 만들어 둡니다. 미리 알면 고치는 데 하루면 됩니다.

모르고 있다가 발견하면 그 사이 처리분을 전부 다시 봐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대조한다

자동화가 잘 돌고 있는지는 다른 경로로 센 숫자와 맞춰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채널 관리자 화면의 주문 수와 우리 시스템의 주문 수, 창고 실사 재고와 시스템 재고.

이 대조를 주 1회만 해도 어긋남이 커지기 전에 잡힙니다.

자동으로 맞추려 하지 말고 차이를 보고하게 합니다. 자동 보정은 원인을 숨깁니다.

차이가 늘 0 이면 대조가 작동하는지도 의심해 봐야 합니다. 한 번도 안 걸리는 검사는 통과하고 있는 게 아니라 안 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잊어도 되는 상태가 목표다

정리하면 좋은 자동화는 평소에 의식되지 않고, 틀릴 때만 소리를 냅니다.

그러려면 성공이 아니라 실패가 보이도록 만들어야 하고, 애매하면 멈춰야 하고, 되돌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셋이 없으면 자동화는 일을 줄이는 대신 위험을 숨기는 장치가 됩니다.

그리고 붙인 뒤에도 몇 달에 한 번은 일부러 열어 봅니다. 아무 소리도 안 나는 게 정상인지, 소리를 못 내게 된 건지는 열어 봐야 갈립니다.

확실한 방법은 일부러 틀린 입력을 하나 흘려 보는 것입니다. 알림이 오면 감시가 살아 있는 것이고, 안 오면 감시가 먼저 죽어 있었던 겁니다.

처음부터 읽기 → 주문 처리에서 무엇부터 자동으로 넘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