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이든 수출이든 견적을 낸 날과 돈이 오가는 날이 다릅니다. 그 사이에 환율이 움직이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문제는 이 손실이 어느 항목에도 안 적힌다는 점입니다. 매입가도 판매가도 그대로인데 이익만 줄어 있습니다.
#어느 시점 환율로 계산하는가
견적 낼 때, 발주할 때, 대금 보낼 때, 통관할 때, 판매할 때 — 환율이 관여하는 시점이 다섯입니다.
그런데 원가를 계산할 때는 대개 한 시점 환율만 씁니다. 그래서 실제와 벌어집니다.
실무적으로는 대금을 실제로 보낸 날의 환율이 진짜 매입 원가입니다. 그 값으로 다시 계산해야 이익이 맞습니다.
그리고 통관 시 과세 환율은 또 따로 정해집니다. 관세·부가세는 그 환율로 매겨지므로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수수료가 환율 안에 숨는다
은행 송금에는 송금 수수료와 환전 스프레드가 따로 붙습니다. 그리고 스프레드는 명세서에 항목으로 안 보입니다.
고시 환율과 실제 적용 환율의 차이가 그것입니다. 1~2% 차이가 나는 게 보통입니다.
그래서 「수수료 얼마인가요」가 아니라 「고시 대비 몇 % 로 적용되나요」를 물어야 실제 비용이 나옵니다.
거래액이 커지면 이 조건은 협상 대상입니다. 은행에 물어보지 않으면 기본 조건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중간에 끼면 손실이 두 배가 된다
달러로 사서 원화로 파는 구조면 환위험이 한 번입니다. 그런데 달러로 사서 엔화로 파는 구조면 두 번입니다.
이 경우 원화 기준 손익은 두 통화의 움직임이 겹쳐서 결정됩니다.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매입과 매출 통화를 맞춥니다. 달러로 사서 달러로 팔면 환위험이 사라집니다.
못 맞추면 최소한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모르고 있는 게 가장 나쁩니다.
#얼마까지 버틸 수 있는지 먼저 계산한다
환율이 5% 오르면 이익이 얼마나 남는지를 미리 계산해 둡니다. 이게 없으면 움직일 때마다 당황합니다.
계산해 보면 대개 버티는 구간이 나옵니다. 「1,450원까지는 지금 가격으로 간다」처럼요.
그 선을 넘으면 어떻게 할지도 미리 정합니다. 가격 인상, 구성 변경, 발주 연기 중 무엇을 할지요.
정해 두면 넘었을 때 바로 실행됩니다. 안 정해 두면 회의를 몇 번 하는 동안 손실이 쌓입니다.
#가격표를 언제 고칠 것인가
환율이 움직일 때마다 가격을 바꾸면 고객이 불신합니다. 그렇다고 안 바꾸면 마진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기준을 정합니다. 「분기마다 검토, 기준 환율 ±5% 를 넘으면 조정」 같은 식입니다.
그리고 그 기준을 거래처에 미리 알립니다. 예고된 인상은 받아들여지고, 갑작스러운 인상은 거래를 끊습니다.
B2B 견적에는 유효 기간을 적습니다. 「환율 변동 시 재견적」 한 줄이 분쟁을 막습니다.
#헤지는 규모가 될 때 검토한다
선물환이나 통화 옵션 같은 수단이 있지만 거래 규모가 작으면 비용이 더 큽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자연 헤지부터 씁니다. 매입·매출 통화 맞추기, 외화 계좌에 두고 쓰기, 결제 시점 분산.
외화 계좌는 특히 유용합니다. 수출로 받은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수입 대금으로 쓰면 두 번의 환전이 사라집니다.
규모가 커지면 은행과 상담합니다. 다만 헤지는 이익을 늘리는 게 아니라 변동을 줄이는 수단입니다.
#환차손을 장부에서 분리한다
환율 때문에 생긴 손익이 영업 손익과 섞이면 사업이 잘 되는지 판단이 안 됩니다.
그래서 환차손익을 따로 봅니다. 그러면 「이번 달 이익이 준 게 장사 때문인가 환율 때문인가」가 갈립니다.
이 구분이 없으면 잘못된 대응을 합니다. 환율 때문인데 가격을 내리거나 광고를 늘리는 식입니다.
회계에서 분리하기 어렵다면 엑셀로라도 따로 적어 두세요. 판단이 달라집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다
환율 관리는 복잡해 보이지만 실무에서 필요한 건 셋입니다. 실제 송금 환율로 원가를 다시 계산하기, 버틸 수 있는 구간 정해 두기, 환차손을 따로 보기.
이 셋만 해도 「왜 팔았는데 돈이 안 남지」의 상당 부분이 설명됩니다.
그리고 이건 환율을 맞히는 일이 아닙니다. 맞힐 필요가 없게 만드는 일입니다.
예측은 아무도 못 합니다. 다만 움직였을 때 무엇을 할지는 미리 정할 수 있습니다.
이어서 읽기 → 대금을 언제 어떻게 받을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