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는 브랜드 작업 중 가장 눈에 띄는 결과물이라 가장 먼저 손대게 됩니다. 그리고 가장 자주 다시 만들어집니다.

이유는 디자인이 나빠서가 아닙니다. 어디에 쓰일지 정하지 않은 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쓰이는 자리를 먼저 적는다

로고가 실제로 들어갈 곳을 목록으로 적어 봅니다. 홈페이지 머리말, 명함, 포장 상자, 채널 프로필, 세금계산서, 작업복.

이 목록이 필요한 형태를 정합니다. 가로로 긴 곳과 정사각형이 필요한 곳이 동시에 있으면 두 가지 형태가 필요합니다.

특히 아주 작게 쓰이는 자리가 있는지 봅니다. 채널 프로필이나 파비콘은 몇십 픽셀입니다.

여기서 안 보이는 로고는 가장 자주 노출되는 곳에서 안 보이는 로고입니다.

#작게 줄여 보고 판단한다

로고 시안은 대개 크게 보여 줍니다. 크게 보면 대부분 괜찮아 보입니다.

판단은 실제 크기에서 해야 합니다. 명함 크기로 인쇄해 보고, 화면에서 작게 줄여 봅니다.

가는 선과 촘촘한 장식은 작아지면 뭉개집니다. 흑백으로도 한 번 봅니다. 도장이나 팩스, 각인에서 색이 빠집니다.

이 두 가지 확인만 해도 재작업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외주에 넘길 것은 취향이 아니라 조건이다

「깔끔하고 세련되게」는 지침이 아닙니다. 받는 쪽도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지 모릅니다.

넘겨야 할 것은 업종, 대상 고객, 쓰일 자리 목록, 이미 정한 색과 서체, 피하고 싶은 방향입니다.

「피하고 싶은 것」이 특히 유용합니다. 좋아하는 것보다 싫어하는 것이 훨씬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이미지를 줄 때도 어디가 좋은지를 한 줄씩 적습니다. 그냥 붙이면 베껴 달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수정 횟수와 범위를 미리 정한다

로고 외주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것이 수정 범위입니다. 시안 몇 개, 수정 몇 회까지인지가 계약에 없으면 서로 지칩니다.

그래서 발주 단계에서 시안 수, 수정 횟수, 추가 수정 비용을 적습니다.

그리고 결정권자를 한 명으로 정합니다.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내면 시안은 평균으로 수렴하고, 평균은 기억에 안 남습니다.

의견은 모으되 결정은 한 사람이 하는 구조가 결과가 좋습니다.

#파일과 권리를 받아 둔다

납품받을 때 이미지 파일만 받으면 나중에 크기를 바꾸거나 색을 조정할 수 없습니다.

반드시 원본 벡터 파일을 받습니다. 그리고 서체를 썼다면 그 서체의 사용 권리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합니다.

저작권을 우리가 갖는지, 사용권만 받는지도 계약서에 적습니다. 나중에 상표 출원할 때 이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받아야 할 것은 정해져 있습니다. 벡터 원본, 흑백판, 배경 투명판, 작은 크기용 단순판.

#사용 규칙을 짧게 적어 둔다

로고를 받은 뒤에 가장 많이 망가지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게 쓰기 때문입니다. 늘이고, 색을 바꾸고, 그림자를 넣습니다.

그래서 최소 여백, 최소 크기, 하면 안 되는 것 세 가지만 적은 문서를 함께 만듭니다. 한 장이면 충분합니다.

이 문서가 있으면 외부 업체나 채널에 넘길 때 그대로 첨부하면 됩니다.

없으면 매번 다른 로고가 돌아다니게 되고, 그건 로고가 없는 것과 비슷한 상태입니다.

#상표 출원을 염두에 두고 만든다

로고를 상표로 등록할 생각이라면 만들 때부터 그걸 전제해야 합니다.

흔한 도형이나 일반적인 글자 조합은 등록이 어렵습니다. 반대로 다른 상표와 비슷하면 거절되거나 분쟁이 생깁니다.

그래서 시안이 나오면 유사 상표를 한 번 검색합니다. 이 단계에서 걸러야 인쇄물을 찍기 전에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등록하려는 형태를 정합니다. 글자만, 도형만, 결합. 실제로 가장 많이 쓰는 형태로 등록하는 게 원칙입니다.

#로고는 인지의 시작점이지 전부가 아니다

로고를 바꾼다고 매출이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로고는 이미 아는 사람이 우리를 알아보는 표식입니다.

아직 아는 사람이 없다면, 먼저 필요한 건 로고가 아니라 알려질 이유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로고에 오래 매달리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쓸 만한 수준으로 만들고 나머지 시간을 콘텐츠와 상담에 씁니다.

대신 바꾸기 쉬운 상태로 둡니다. 원본 파일과 사용 규칙이 있으면 나중에 다듬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읽기 → 이름과 말투를 먼저 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