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만들자고 하면 대개 로고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먼저 굳는 것은 이름과 말투입니다.
로고는 나중에 바꿔도 됩니다. 이름은 바꾸는 순간 검색 결과와 거래처 기억이 함께 날아갑니다. 그래서 순서를 지켜야 합니다.
#이름은 검색되는가로 먼저 거른다
아무리 좋은 이름도 검색해서 우리가 안 나오면 절반은 잃고 시작합니다.
후보를 정했으면 그 자리에서 검색해 봅니다. 같은 이름의 회사가 많거나, 일반 명사와 겹치면 영원히 뒤에 밀립니다.
그리고 도메인과 계정 이름이 남아 있는지 함께 봅니다. 셋이 따로 놀면 나중에 안내할 때마다 설명이 붙습니다.
이 확인은 10분이면 끝납니다. 건너뛰면 몇 년치 검색 자산을 다른 회사에 넘겨주게 됩니다.
#상표를 먼저 확인한다
이름을 쓰기 시작한 뒤에 상표 문제가 생기면 간판·포장·상세페이지를 전부 바꿔야 합니다.
그래서 후보 단계에서 상표 검색을 한 번 합니다. 같은 업종에 동일·유사 상표가 있으면 후보에서 뺍니다.
출원까지 할지는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확인은 무료이고 시간도 짧습니다.
특히 해외 판매를 생각한다면 그 나라도 함께 봅니다. 한국에서 비어 있어도 현지에 이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부르기 쉬운 이름이 이긴다
전화로 한 번에 전달되지 않는 이름은 매번 철자를 불러 줘야 합니다. 이게 생각보다 큰 비용입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듣고 바로 적을 수 있는가, 읽는 방법이 하나인가.
영문과 한글 표기도 함께 정합니다. 두 표기가 섞여 돌아다니면 검색이 갈라집니다.
의미를 담으려다 길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의미는 설명 문장이 맡으면 됩니다. 이름은 짧은 편이 낫습니다.
#말투는 한 장으로 정리한다
같은 회사인데 홈페이지는 딱딱하고 메신저 답변은 가볍다면, 읽는 사람은 어느 쪽이 진짜인지 헷갈립니다.
그래서 말투를 한 장으로 적어 둡니다. 존댓말 수위, 쓰는 단어, 쓰지 않는 표현 세 가지면 충분합니다.
예를 들면 「~드립니다는 쓰되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는 길어서 안 쓴다」 같은 수준으로 구체적이어야 씁니다.
추상적인 「친근하게」는 아무 지침도 아닙니다. 판단이 갈릴 때 펼쳐 볼 수 있어야 문서입니다.
#색과 서체는 두세 개로 묶는다
로고보다 먼저 굳는 게 색입니다. 상세페이지, 명함, 포장에 계속 나오기 때문입니다.
기본색 하나와 강조색 하나면 시작으로 충분합니다. 색이 많아지면 만들 때마다 다시 고르게 됩니다.
서체도 본문용과 제목용 두 개로 제한합니다. 무료로 쓸 수 있는지, 상업적 사용이 허용되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이 확인을 건너뛰면 나중에 사용료 청구를 받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설명 한 문장을 만든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를 한 문장으로 만들어 둡니다. 이 문장이 홈페이지, 소개서, 메일 서명에 전부 들어갑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누구에게 · 무엇을 · 어떻게. 형용사를 빼면 대개 좋아집니다.
그리고 이 문장은 직원 누구나 같은 말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말하면 밖에서는 다른 회사로 보입니다.
바꾸는 건 언제든 가능합니다. 다만 정해 두지 않으면 매번 즉석에서 만들게 됩니다.
#쓰기 시작하면 굳는다
브랜드 요소는 쓰면 쓸수록 바꾸기 비싸집니다. 명함, 포장, 채널 계정, 거래처 기억이 전부 얽힙니다.
그래서 초기에 며칠 더 쓰는 게 나중에 몇 달을 아낍니다. 다만 완벽할 때까지 미루는 것도 답은 아닙니다.
기준은 하나입니다. 바꾸는 비용이 큰 것부터 먼저 정하고, 작은 건 쓰면서 다듬습니다.
이름·말투·색은 앞쪽이고, 로고 세부와 촬영 스타일은 뒤쪽입니다.
#한 장으로 남겨 두면 계속 쓰인다
정리한 내용은 한 장짜리 문서로 남깁니다. 길면 아무도 안 봅니다.
들어갈 것은 이름 표기, 설명 한 문장, 색 코드, 서체, 말투 세 줄입니다. 이 정도면 외주에 넘길 때도 그대로 씁니다.
그리고 어디에 두었는지를 팀이 알아야 합니다. 찾을 수 없는 문서는 없는 문서입니다.
이 한 장이 있으면 그다음부터 만드는 모든 것이 같은 방향으로 쌓입니다. 브랜드는 그 축적입니다.
이어서 읽기 → 로고를 만들기 전에 정해야 할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