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적을 보내고 답이 없으면 비싸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판단을 못 해서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결정하려면 정보가 필요합니다. 금액만 적힌 견적서는 비교도 결재도 어렵습니다.
#받는 사람은 대개 결재를 받아야 한다
견적을 받은 담당자는 그 문서를 윗사람에게 올립니다. 그래서 견적서는 우리를 향한 문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설명할 도구입니다.
그러니 담당자가 그대로 인용할 수 있게 써야 합니다. 무엇을, 왜, 얼마에, 언제까지.
설명이 필요한 견적서는 담당자가 대신 설명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그 자리에서 멈춥니다.
이 관점 하나만 바꿔도 견적서의 구성이 달라집니다.
#범위를 적는 것이 금액보다 중요하다
금액만 있으면 무엇이 포함인지 알 수 없고, 알 수 없으면 비교가 안 됩니다.
그래서 포함 항목과 불포함 항목을 나란히 적습니다. 특히 불포함을 적어야 나중에 분쟁이 없습니다.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미리 적는 것도 신뢰를 만듭니다. 숨기지 않았다는 증거가 됩니다.
그리고 범위가 명확하면 깎자는 말 대신 줄이자는 말이 나옵니다. 협상이 건설적이 됩니다.
#일정이 있어야 결정이 된다
금액만 있고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나는지가 없으면 결정을 미루게 됩니다. 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착수일 기준 일정표를 한 줄이라도 넣습니다. 「발주 후 ○주」 형태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지금 결정하면 언제 끝나는지를 보여 줍니다. 이게 미루는 비용을 드러냅니다.
다만 급하게 몰아붙이는 인상은 역효과입니다. 사실만 적으면 충분합니다.
#유효기간은 압박이 아니라 정보다
유효기간이 없는 견적은 언제든 유효하다는 뜻이 되고, 그러면 결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기간을 적습니다. 다만 이유와 함께 적어야 압박으로 읽히지 않습니다. 환율, 자재 시세, 일정 확보 같은 것들이요.
기간이 지나면 실제로 재견적을 냅니다. 그대로 유지하면 다음부터 아무도 기한을 안 봅니다.
그리고 재견적 때 금액이 같아도 괜찮습니다. 절차를 지켰다는 것 자체가 신뢰입니다.
#근거가 있으면 깎이지 않는다
「일식 ○○원」은 깎기 쉽고, 항목별로 나뉜 금액은 깎기 어렵습니다. 어디를 깎을지 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능한 범위에서 나눕니다. 다만 너무 잘게 나누면 복잡해서 안 읽힙니다. 서너 항목이 적당합니다.
그리고 각 항목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한 줄씩 붙입니다. 그 한 줄이 금액의 근거가 됩니다.
근거가 보이면 협상은 가격이 아니라 범위에서 일어납니다.
#보낸 뒤가 절반이다
견적은 보내는 순간 끝나는 게 아닙니다. 며칠 뒤 확인하는 것까지가 절차입니다.
확인 연락은 재촉이 아니라 질문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검토에 필요한 자료가 더 있을까요」가 좋은 형태입니다.
그리고 언제 연락할지를 보낼 때 미리 말해 둡니다. 그러면 연락이 자연스러워집니다.
답이 없는 건에도 한 번은 마무리 연락을 합니다. 「이번엔 어려우신 것으로 알겠습니다」가 다음 기회를 남깁니다.
#떨어진 이유를 기록한다
성사되지 않은 견적이 가장 유용한 자료입니다. 그런데 대개 기록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과를 한 줄로 남깁니다. 성사·불성사·무응답과 가능하면 이유까지요.
이게 스무 건쯤 쌓이면 어디서 떨어지는지가 보입니다. 금액인지, 일정인지, 범위인지.
그때부터 견적서를 고칠 근거가 생깁니다. 감으로 고치면 매번 다른 곳을 고치게 됩니다.
기록은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길게 쓰려 하면 바쁠 때 아예 안 쓰게 됩니다.
#양식을 하나로 정한다
견적을 매번 새로 만들면 사람마다 다른 문서가 나가고, 빠지는 항목이 생깁니다.
그래서 양식을 하나 정해 둡니다. 범위·불포함·일정·유효기간·결제 조건이 항상 같은 자리에 있게요.
그러면 만드는 시간도 줄고 받는 쪽도 익숙해집니다. 반복 거래처는 특히 그렇습니다.
그리고 양식이 있으면 고칠 때 한 번만 고치면 됩니다. 개선이 쌓이는 구조가 됩니다.
반대로 매번 새로 만들면 지난번에 고친 것이 이번에 다시 빠집니다. 나아지지 않는 이유가 대개 여기에 있습니다.
처음부터 읽기 → 가격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