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가격은 단품 가격에서 얼마를 깎을까로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접근은 두 가지를 놓칩니다.

하나는 구독이 여러 번에 걸쳐 회수되는 구조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할인 자체가 구독의 이유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 건이 아니라 생애로 계산한다

단품은 한 번 팔았을 때 남는 돈으로 판단합니다. 구독은 평균 몇 회를 유지하는가를 곱해야 실제 값이 나옵니다.

평균 5회 유지된다면 첫 회에서 손해를 봐도 전체로는 남습니다. 그래서 첫 회 할인을 크게 걸 수 있습니다. 이게 구독의 구조적 장점입니다.

다만 이 계산은 유지 회차를 알고 있을 때만 성립합니다. 시작 단계에서는 그 숫자가 없으므로 보수적으로 잡아야 합니다. 3회를 가정하고 설계했는데 실제로 2회면 구조가 무너집니다.

#첫 회 할인과 지속 할인은 다르다

첫 회를 크게 깎으면 가입은 늘고 이탈도 늡니다. 할인 때문에 온 사람이라 2회차 정가에서 나갑니다.

반대로 매회 일정 비율을 깎으면 가입 전환은 약한 대신 남는 사람이 진짜입니다. 그리고 마진이 계속 깎입니다.

실무에서 잘 되는 형태는 첫 회를 적당히 깎고, 회차가 쌓일수록 혜택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오래 유지할 이유가 생기고, 우리도 회수한 뒤에 더 주는 셈이라 계산이 맞습니다.

#할인이 아닌 이유를 만든다

가격만으로 구독을 팔면 더 싼 곳이 나오면 옮겨갑니다. 그리고 구독은 옮기는 비용이 낮습니다.

그래서 돈이 아닌 혜택을 함께 둡니다. 구독자 전용 구성, 신제품 먼저 받기, 주기 자유 변경, 배송비 무료 같은 것들이요.

특히 「생각 안 해도 된다」는 가치가 큽니다. 다 떨어질 때쯤 알아서 오는 것 자체가 편의이고, 이건 할인율로 환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편의를 잘 전달하는 게 가격 설계의 일부입니다.

#수량과 주기를 함께 설계한다

같은 월 금액이라도 매달 1개와 2개월에 2개는 다릅니다. 뒤쪽이 물류비가 적게 들고 고객 부담도 덜합니다.

그래서 가격표를 만들 때 주기 선택지를 두세 개로 제시합니다. 고객이 자기 사용 속도에 맞추면 「쌓인다」는 이탈 사유가 줄어듭니다.

다만 선택지가 너무 많으면 결정을 못 합니다. 기본을 하나 정해 추천하고 나머지는 변경 가능하게 두는 편이 낫습니다.

#가격을 올릴 때가 온다

원가와 물류비는 오르는데 구독 가격은 몇 년째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올리면 해지가 날까 봐서요.

이때 중요한 건 예고입니다. 다음 달부터 갑자기 오르면 배신감이 됩니다. 한두 달 전에 이유와 함께 알리고, 기존 구독자에게는 유예를 주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실제로 해 보면 이탈은 예상보다 적습니다. 이미 습관이 된 상태이고, 옮기는 것도 번거롭기 때문입니다. 오래 유지된 구독일수록 가격 민감도가 낮습니다.

#단품과 구독을 함께 판다

구독만 팔면 처음 사보는 사람을 놓칩니다. 써보지도 않고 정기 결제를 거는 건 부담이 큽니다.

그래서 단품을 그대로 두고 구독을 선택지로 둡니다. 그리고 단품을 두 번 산 고객에게 구독을 권하면 전환이 훨씬 높습니다. 이미 주기를 스스로 증명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단품 가격과 구독 가격의 차이를 상세페이지에서 같이 보여줍니다. 계산을 고객이 하게 두지 말고 「구독하면 회당 얼마」를 적어 두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세 숫자를 매달 본다

정리하면 구독에서 볼 숫자는 셋입니다. 신규 가입, 해지, 평균 유지 회차. 앞의 둘만 보면 제자리인지 성장인지 헷갈립니다.

평균 유지 회차가 올라가고 있다면 가격을 그대로 두고 규모를 키워도 됩니다. 내려가고 있다면 가입을 늘리는 게 아니라 이탈을 먼저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 셋이 안정되기 전에는 광고비를 크게 올리지 않습니다. 새는 구조에 물을 더 붓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구독은 규모보다 구조가 먼저인 사업입니다.

처음부터 읽기 → 구독에 맞는 상품과 아닌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