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가 왔습니다. 그런데 연락처만 남기고 내용이 없습니다. 전화해 보니 「그냥 알아보는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문의가 절반을 넘으면 영업이 지칩니다. 그리고 진짜 고객에게 쓸 시간이 줄어듭니다. 문의를 늘리는 것과 쓸 만한 문의를 늘리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모든 문의가 같은 값이 아니다

B2B 에서는 문의 한 건의 값 차이가 큽니다. 당장 도입을 결정하는 회사와 자료만 모으는 회사가 같은 폼으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대부분 구분 없이 같은 순서로 응대합니다. 그러면 급한 건이 뒤로 밀리고, 급한 쪽은 먼저 답한 경쟁사로 갑니다.

그래서 먼저 할 일은 문의를 늘리는 게 아니라 들어온 것을 나누는 일입니다. 나누는 기준만 있으면 같은 인원으로 성사율이 올라갑니다.

특히 담당자가 한 명인 회사에서 이 문제가 큽니다. 들어오는 순서대로 처리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고, 정작 계약될 만한 건은 뒤에 밀려 있습니다.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같은 인원이 더 많은 계약을 만듭니다.

#나누는 기준은 세 가지면 된다

복잡한 점수표가 필요 없습니다. 시기·규모·결정권 세 가지면 대부분 갈립니다.

언제 시작하려는지, 물량이나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연락한 사람이 정하는 사람인지. 이 셋 중 둘 이상이 명확하면 우선 응대 대상입니다.

셋 다 모호하면 자료를 보내고 목록에 남깁니다. 지금 아니라는 게 영영 아니라는 뜻은 아니므로 버리지는 않습니다.

판단이 애매할 때는 시기를 가장 앞에 둡니다. 규모가 작아도 지금 결정하는 곳이, 규모가 커도 내년에 볼 곳보다 우선입니다. 지금 처리해야 매출이 되기 때문입니다.

#폼에서 미리 받는다

이 세 가지를 첫 통화에서 물으면 시간이 걸립니다. 폼에서 미리 받으면 받는 순간 분류가 끝나 있습니다.

다만 항목을 늘리면 이탈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선택형 한 줄로 받습니다. 「도입 시기: 1개월 내 / 3개월 내 / 검토 단계」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 한 줄이 있고 없고에 따라 응대 순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필수가 아니라 선택으로 두어도 절반 이상은 답합니다.

#자료만 원하는 문의도 값이 있다

지금 안 사는 문의를 홀대하면 손해입니다. B2B 에서는 검토 단계에서 알게 된 회사가 반년 뒤에 연락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이 집단에는 사람 대신 자료를 씁니다. 관련 글이나 사례를 보내고 목록에 남깁니다. 응대 비용은 거의 0인데 접점은 유지됩니다.

그리고 이 목록이 쌓이면 신제품이나 서비스를 낼 때 가장 먼저 알릴 대상이 됩니다. 광고로 새로 찾는 것보다 훨씬 쌉니다.

그리고 보낸 뒤 반응을 봅니다. 자료를 열어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은 다른 집단입니다. 열어 본 쪽에만 한 번 더 연락하면 응대 시간이 크게 줄면서 성사율은 유지됩니다.

#잃은 문의를 세어 본다

성사된 건만 보면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안 나옵니다. 문의했다가 계약 안 한 건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습니다.

사유를 세 가지 정도로만 분류해 둡니다. 가격, 시기, 요건 불일치. 한 분기만 모아도 어디가 문제인지 드러납니다.

가격이 압도적이면 가격이나 구성을 봐야 하고, 요건 불일치가 많으면 애초에 안 맞는 사람이 문의하고 있다는 뜻이라 유입 쪽을 고쳐야 합니다.

#응대 속도가 분류보다 앞선다

아무리 잘 나눠도 회신이 늦으면 소용없습니다. B2B 에서도 첫 응답이 빠른 쪽이 유리한 건 같습니다.

그래서 분류와 무관하게 모든 문의에 당일 접수 회신을 보냅니다. 「확인 중이며 O일까지 드리겠습니다」 한 줄이면 됩니다.

이 한 통이 있으면 정식 답변이 이틀 뒤여도 기다립니다. 없으면 그사이에 다른 곳을 알아봅니다.

다만 이 분류는 우리 추측이 아니라 상대 말로 해야 합니다. 「예산이 없어 보였다」가 아니라 실제로 들은 이유를 적습니다. 추측으로 채운 기록은 몇 달 뒤에 잘못된 결론을 만듭니다.

#기록이 없으면 매번 처음이다

같은 회사가 반년 뒤에 다시 문의했는데 지난번 대화를 아무도 기억 못 하는 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그래서 문의별로 무엇을 물었고 왜 안 됐는지 한 줄씩 남깁니다. 엑셀 한 장이면 충분하고, 담당자가 바뀌어도 이어집니다.

이 기록이 쌓이면 어떤 유형이 실제로 계약되는지가 보입니다. 그게 다음 마케팅의 타깃이 됩니다.

이어서 읽기 → 첫 상담에서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