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자료에 AI 검색을 붙이면 「작년 한빛상사 계약 조건이 뭐였지」에 바로 답하게 됩니다. 매력적입니다.

다만 붙이기 전에 확인할 게 있습니다. AI 는 없는 정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못 읽는 문서는 못 읽습니다.

#읽을 수 있는 형태인가

앞 편에서 다룬 것이 그대로 전제가 됩니다. 스캔만 된 PDF, 이미지 안의 표, 엑셀 셀 안의 숫자. 이런 건 그대로는 못 씁니다.

그래서 도입 검토의 절반은 자료 상태 점검입니다. 여기서 「아직 아니다」가 나오면 그 판단 자체가 성과입니다.

전부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주 찾는 종류부터 읽을 수 있게 만들고 그 범위만 먼저 붙이면 됩니다.

#없는 답을 지어낸다

가장 큰 위험입니다. 자료에 없는 내용을 물으면 그럴듯하게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읽는 사람은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반드시 근거 문서를 함께 표시하게 합니다. 「이 답은 어느 파일 몇 페이지에서 나왔다」가 붙어야 합니다.

근거를 못 다는 구조라면 사내 검색으로는 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확인할 수 없는 답은 시간을 줄여주는 게 아니라 위험을 늘립니다.

#오래된 문서가 답으로 나온다

계약 조건이 바뀌었는데 3년 전 계약서를 근거로 답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문서만 보면 둘 다 진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효한 문서와 지난 문서를 위치로 구분해 두고, 검색 범위를 유효한 쪽으로 제한합니다. 앞 편의 「보관과 작업을 나눈다」가 여기서 쓰입니다.

버전이 여럿인 문서는 최신본만 남기고 나머지는 별도 폴더로 옮깁니다. 안 그러면 어느 답이 맞는지 매번 사람이 확인해야 합니다.

#검색어를 사람들이 다르게 쓴다

같은 것을 두고 누구는 「단가표」, 누구는 「가격표」, 누구는 「프라이스」로 찾습니다. 문서에 한 가지 표현만 있으면 나머지는 못 찾습니다.

AI 검색은 이 부분을 어느 정도 흡수합니다. 뜻이 비슷한 말을 연결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단순 검색 대비 실제로 체감되는 이점입니다.

다만 사내 은어나 줄임말은 못 알아듣습니다. 자주 쓰는 줄임말이 있으면 용어 목록을 한 장 만들어 함께 넣어 주면 답이 달라집니다.

#권한이 무너진다

사내 문서에는 아무나 보면 안 되는 것이 섞여 있습니다. 급여, 인사 기록, 단가표 같은 것들이요.

검색을 전사에 열어 두면 폴더 권한과 무관하게 내용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요약된 답 안에 숫자가 들어가는 식으로요.

그래서 도입 전에 검색 대상에서 뺄 폴더를 먼저 정합니다. 나중에 빼는 것보다 처음부터 안 넣는 게 안전합니다.

#외부로 나가는지 확인한다

사내 문서를 외부 서비스에 올려 처리하는 구조라면 그 문서가 회사 밖으로 나갑니다.

계약서나 고객 정보가 포함된다면 거래처와의 비밀유지 약정에 걸릴 수 있습니다. 기술 문제가 아니라 계약 문제입니다.

그래서 검토 항목에 「데이터가 어디에 저장되고 학습에 쓰이는가」를 넣습니다. 서비스 약관에 대개 적혀 있고, 안 적혀 있으면 물어봐야 합니다.

#사람이 확인하는 자리를 남긴다

검색 결과를 그대로 고객에게 보내거나 계약 판단에 쓰면 위험합니다. 근거 문서를 열어 확인하는 단계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잘 되는 형태는 「답 + 근거 링크」입니다. AI 가 찾아주고 사람이 원문을 확인합니다. 찾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이득입니다.

반대로 확인 없이 그대로 나가는 경로가 생기면 그 자리는 아직 맡길 때가 아닙니다. 되돌릴 수 있는지가 기준입니다.

#작게 시작해 숫자를 남긴다

전사 자료를 한 번에 넣지 않습니다. 한 부서, 한 종류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시작 전에 「이 자료를 찾는 데 주당 몇 시간 쓰는가」를 재 둡니다. 이 숫자가 없으면 나중에 「좋아진 것 같다」 이상을 말할 수 없습니다.

정리하면 순서는 이렇습니다. 읽을 수 있게 만들고, 최신본을 구분하고, 뺄 폴더를 정하고, 근거 표시를 켜고, 한 종류로 시작한다. 도구 선택은 이 다섯이 끝난 뒤의 문제이고, 여기까지 오면 어느 도구를 써도 대체로 됩니다.

처음부터 읽기 → 문서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