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성과가 안 나오면 가장 먼저 검토되는 것이 대행사입니다. 몇 달째 그대로인데 바꿔볼까. 자연스러운 판단이고, 때로는 맞습니다.

다만 대행사를 바꾸고 나서도 숫자가 그대로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러면 반년이 사라지고, 새 대행사도 같은 자리에서 막힙니다. 그리고 두 번째 교체는 첫 번째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 이미 이력이 흩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무엇이 안 되고 있는지 특정한다

「성과가 안 난다」는 진단이 아닙니다. 광고는 최소 세 단계를 거치고, 각 단계의 처방이 전혀 다릅니다.

  • 노출이 안 된다 — 예산·입찰·타깃 설정 문제. 대행사 영역입니다.
  • 노출은 되는데 안 눌린다 — 소재와 메시지 문제. 대행사와 브랜드가 함께 봅니다.
  • 들어오는데 안 산다 — 상세페이지·가격·신뢰 문제. 대행사가 손댈 수 없는 영역입니다.

세 번째에서 막혀 있는데 대행사를 바꾸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무에서 막히는 지점은 세 번째인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광고는 사람을 데려오는 일이고, 파는 건 도착지가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구분하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클릭률과 전환율을 나눠서 봅니다. 클릭률이 업계 평균 언저리인데 전환율만 낮다면 광고가 아니라 도착지가 문제입니다. 반대로 클릭률 자체가 바닥이면 소재와 타깃을 봐야 합니다.

여기서 흔한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전환율이 낮은 건 타깃이 안 맞아서」라는 설명입니다. 가능한 이야기지만, 검증하기 전에는 가설일 뿐입니다. 타깃이 안 맞으면 대개 클릭률이 먼저 무너집니다. 클릭은 잘 되는데 안 사는 건 관심은 있는데 설득이 안 됐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다음: 대행사에게 결정권이 있었는지 확인한다

성과가 안 나는 계정을 열어 보면 대행사가 제안했다가 반려된 항목이 쌓여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산 재배분, 소재 교체, 랜딩 분리. 승인이 안 나서 못 한 것들입니다.

이 상태에서 대행사를 바꾸면 새 대행사도 같은 제안을 하고 같은 자리에서 막힙니다. 실행되지 않은 제안의 목록은 그 자체로 진단서입니다. 교체 전에 한 번 열어볼 가치가 있습니다.

반려된 이유가 대개 합리적이라는 점도 짚어둘 만합니다. 「그 소재는 브랜드 톤에 안 맞는다」, 「그 예산은 다른 데 써야 한다」. 각각은 맞는 판단인데, 합치면 대행사가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거의 남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성과 책임을 묻기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제안 자체가 없었다면 그건 명확한 교체 사유입니다. 다만 이때도 확인할 것이 있습니다 — 보고서가 숫자 나열이었는지 다음 행동 제안이었는지. 전자만 받고 있었다면 애초에 그런 계약이었을 수 있고, 그러면 대행사를 바꿀 게 아니라 계약 범위를 바꿔야 합니다.

#측정이 끊겨 있지 않은지 본다

의외로 자주 나오는 원인입니다. 전환 추적이 중간에 끊겨서 실제로는 팔리는데 광고 계정에는 안 잡히는 경우입니다. 결제 페이지를 바꿨거나, 도메인이 바뀌었거나, 동의 배너를 새로 붙인 뒤에 자주 생깁니다.

이러면 두 가지가 동시에 벌어집니다. 보고서상 성과가 실제보다 낮게 보이고, 더 나쁘게는 플랫폼의 학습이 잘못된 신호를 받습니다. 전환이 안 잡히니 알고리즘은 그 방향을 강화하지 않습니다. 성과가 나쁜 게 아니라 나쁘게 만들고 있는 상태입니다.

확인은 간단합니다. 같은 기간의 실제 주문 수와 광고 계정의 전환 수를 대조합니다. 광고 외 유입이 있으니 숫자가 같을 수는 없지만, 방향과 규모가 크게 어긋나면 성과 논의보다 추적 복구가 먼저입니다.

그리고 이 확인은 대행사에게 맡기지 말고 브랜드가 직접 하는 편이 좋습니다. 주문 수는 우리 데이터이고, 대조는 양쪽 숫자를 다 볼 수 있는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바꿔야 하는 경우

위를 다 확인하고도 바꾸는 게 맞는 상황이 있습니다. 담당자가 자주 바뀌어 맥락이 매번 초기화되는 경우, 우리 카테고리 경험이 없어 학습 비용을 우리가 내고 있는 경우,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이 매번 「지켜보겠습니다」인 경우입니다.

마지막 항목이 가장 확실한 신호입니다. 성과가 안 나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왜 안 나는지에 대한 가설이 없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가설이 있으면 틀려도 다음 시도가 나오고, 없으면 시간만 갑니다.

#바꿀 때 넘겨받아야 하는 것

교체를 결정했다면 인수인계 목록을 먼저 만듭니다. 계정 소유권, 픽셀·전환 설정, 그동안의 소재와 성과 이력, 그리고 무엇을 이미 시도해봤는지.

가장 중요한 건 계정 소유권입니다. 계정을 대행사가 소유하고 있으면 이력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그러면 새 대행사는 처음부터 다시 학습하고, 그 비용은 다시 광고비로 나갑니다. 몇 달치 데이터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데이터로 만들어진 알고리즘의 학습 상태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계약 전에 계정 소유권을 브랜드 명의로 두는 것 — 지금 당장은 아무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교체 시점에 반년치 차이를 만듭니다. 이미 대행사 명의로 돼 있다면 이관을 요청할 수 있고, 대부분의 플랫폼이 소유권 이전 절차를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미 시도해본 것」의 목록이 의외로 값집니다. 새 대행사가 첫 달에 제안하는 것들은 대개 앞 대행사도 해봤던 것입니다. 그 목록이 있으면 같은 실패를 반복하는 두세 달을 건너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