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초안을 받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면 시간이 줄지 않습니다. 그래서 검수에도 순서와 기준이 필요합니다.
핵심은 틀리는 자리가 정해져 있다는 점입니다. 거기부터 보면 대부분이 걸립니다.
#숫자와 고유명사부터 본다
가장 자주, 가장 조용히 틀리는 곳이 숫자와 이름입니다. 그리고 문장은 매끄러워서 눈에 안 띕니다.
그래서 검수의 첫 단계는 숫자와 고유명사에 표시하고 하나씩 원본과 대조하는 것입니다.
원본이 없는 숫자가 있으면 그건 만들어진 값입니다. 지우거나 확인해야 합니다.
이 단계만 해도 위험한 오류의 대부분이 걸립니다.
날짜도 같이 봅니다. 연도가 조용히 바뀌는 일이 잦고, 규정 문서에서는 그 한 글자가 전부를 뒤집습니다.
#없는 것을 더했는지 본다
AI 는 요약하라고 해도 원본에 없던 문장을 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개 그럴듯한 일반론입니다.
그래서 요약본을 볼 때는 「이게 원본 어디에 있었나」를 묻습니다. 못 찾으면 뺍니다.
반대로 빠뜨린 것도 봅니다. 중요한 조건이나 예외가 사라지는 일이 흔합니다.
특히 「다만」, 「단」, 「제외」로 시작하는 문장이 잘 사라집니다. 원본에서 그것만 따로 확인하세요.
예외 조항은 분량이 짧아서 요약에서 먼저 잘립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문제가 되는 건 거의 항상 그 예외입니다.
#단정하는 문장을 찾는다
「반드시」, 「절대」, 「모든 경우」 같은 단정은 대개 과합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면 책임이 됩니다.
특히 규정이나 효과를 말할 때 위험합니다. 조건을 붙이거나 완화해야 합니다.
반대로 애매하게 흐린 문장도 문제입니다. 읽는 사람이 판단을 못 합니다.
그래서 이 둘을 같이 봅니다. 단정과 모호함은 같은 검수 단계에서 처리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넘겨도 되는 것을 정한다
검수 시간을 줄이려면 안 볼 것을 정해야 합니다.
문장 리듬, 어휘 선택, 문단 길이 같은 것은 대개 넘어가도 됩니다. 읽는 데 지장이 없으면 그만입니다.
내부 문서라면 더 넉넉하게 넘깁니다. 외부로 나가는 문서만 꼼꼼히 봅니다.
이 구분이 없으면 내부 메모에 외부 문서 수준의 시간을 쓰게 됩니다.
#대상에 따라 기준이 달라진다
같은 내용도 누가 읽는가에 따라 검수 기준이 달라집니다.
사내 공유용은 정확성만 보면 되고, 고객에게 가는 문서는 표현과 약속까지 봐야 합니다.
계약이나 규정 관련이면 사람이 처음부터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검수 비용이 작성 비용을 넘습니다.
그래서 문서 종류별로 검수 등급을 세 단계쯤 정해 두면 매번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두 번 읽지 않게 만든다
초안이 나쁘면 검수가 길어집니다. 그래서 지시문을 고치는 게 검수를 줄이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같은 오류가 반복되면 그건 지시문의 문제입니다. 「숫자는 제공한 자료에서만 쓸 것」 같은 문장을 넣으면 줄어듭니다.
그리고 출력 형식을 미리 정해 주면 다듬는 시간이 사라집니다. 항목 수, 길이, 문체를 지정합니다.
지시문은 한 번 다듬으면 계속 쓰므로, 초반에 시간을 쓰는 게 이득입니다.
#최종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
AI 가 썼다는 건 어떤 경우에도 면책 사유가 아닙니다. 나간 문서의 책임은 보낸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최종 확인했는지를 남기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특히 외부 문서는요.
이건 통제가 아니라 보호입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를 고쳐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그리고 확인자가 정해져 있으면 대충 넘기는 일이 줄어듭니다. 이름이 남는 절차는 그 자체로 품질을 올립니다.
#검수 기준이 곧 사용 범위다
정리하면 검수할 수 있는 것만 맡길 수 있습니다.
검수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작업은 맡기면 안 되는 작업입니다. 이 기준 하나로 대부분이 정리됩니다.
그리고 검수 기준은 쓰면서 자랍니다. 틀린 사례가 나올 때마다 항목을 더하면 됩니다.
그 목록이 쌓이면 AI 를 쓰는 일이 실험이 아니라 업무 절차가 됩니다.
그리고 그 목록은 사람이 쓴 문서를 검수할 때도 그대로 쓰입니다. 좋은 검수 기준은 도구를 가리지 않습니다.
이어서 읽기 → 사내에 정착시키는 법 · 처음부터 읽기 → AI에게 어디까지 맡길 것인가



